● 독특한 제주인의 이사문화
신구간(新-새 신, 舊-예 구, 間-사이 간)에 이루어지는 제주만의 독특한 생활문화가 형성되었죠.
그래서 제주로 이주해오는 사람들이 집을 구하는데 여간 힘든 형편이 아닐수도 있죠.
아직까지도 많은 어르신과 그에 따른 여러가지 여건들에 의해 여전히 행해지고 있는 이사풍습이죠.
일년중 약 일주일정도가 신구간이라는 이사기간이 설정되는데,
이때쯤이면 전 도민의 15%정도가 이사를 하면서 주 전체가 들썩거린다네요.
이삿짐센터의 최대의 호황기이며, 이사대란 이라고도 하죠. *^^*
대부분 신구간을 기준으로 다음 신구간까지 일년단위로 계약하죠(물론 때때로 상황에 따라,
여건에 따라 아무 날이나 이사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최근에는 신구간을 무시하고 이사하는 젊은 사람도 많아지고 있지만,
역시나 대세는 신구간입니다. 이때야 많은 집들이 비니깐요~~!!
● 신구간의 역사
‘신구세관교승기간(新舊歲官交承期間)’의 줄임말로 여기에서 관(官)은 신(神)을 말한데네요.
통상 신구간은 24절기의 하나인 대한 후 5일째 되는 날부터 입춘 전 3일까지입니다.
양력으로 치면 1월 25일부터 약 1 주일 정도의 기간에 해당합니다.
올해의 경우는,,
대한(大寒)은 1월 21일이고 입춘(立春)이 2월 4일 입니다.
그럼, 1월 25일부터 2월1일까지 8일동안이 해당 되겠네요.
신구간은 산과 바다, 마을과 가정, 목축과 농경을 관장해 오던 온갖 신들이,
조왕신(부엌신), 문전신(문을 다스리는 신) 등등,
서로 임무를 교대하는 기간입니다. 이기간에는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제주의
1만 8000신이 지난 한 해 동안 있었던 일을 옥황상제에게 보고하고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기 위해 하늘에 올라가 머무르기 때문에 집을 옮기거나 수리해도 재앙을 받지
않는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죠.
신관과 구관이 바뀌는 시점을 '신구간'라 명하고, 만약 이 기간이 아닌 다른 날에
이런일을 한다면 동티(신의 성냄으로 인한 재앙)가 나서 집안에 재앙이 닥친다는 믿음으로
신구간에 이사가 행해지고 있습니다.
● 신구간의 유래
입춘은 새 철 드는 날입니다.
전통농경사회에서 입춘은 곧 새해농사의 시작을 의미하죠.
옛부터 입춘날 제주에서는 관이 앞장 서 입춘굿을 성대히 열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새해의 시작을 상징하는 입춘날,
가정의 무사화평과 풍년 등을 기원하는 것은 아름답고 경건한 일이겠죠.
그래서 신구간은 묵은 해를 마무리하는 정리의 시간인 동시에 입춘을 위한 서막인것입니다.
● 그리고,,,
기후학적 요인 때문,, 이라는 주장~~
역학과 오행설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 조선시대 도참서 천기대요 투수일조에
"대한 후 5일부터 입춘 전 2일까지 구세관과 신세관이 교체된다" 는 내용으로
신구간을 정의하고 있고 이 천기대요가 일반서민들에게까지 널리 통용됐음에도
신구간 풍습이 제주도에만 남아있는 이유가 바로 겨울철 온화한 기후때문이라고,,
제주대 과학철학 교수가 주장하네요.
제주도의 경우 신구간을 전후해서 일 평균기온이 5℃이하로 내려갔다가 입춘을
기점으로 다시 5℃를 넘어서므로 묵은 철이 끝나고 새 철이 시작되는 과도기임에
틀림없으나, 서울의 경우 신구간은 엄동설한이어서 새철을 준비하거나 이사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고 그 근거를 제시했다고 합니다.
24절기 상의 입춘과 기상학적 자연계절이 딱 막아 떨어지는 곳이 유일하게 제주도
뿐인거 같네요.
단순한 무속이나 미신으로 돌려 버릴 수 없는 기후환경적 요인들이 있답니다.
그리고 농경사회에 따른 생활 패턴이겠죠~~!!